1500명의 언론홍보 및 기자들이 모인 카톡방 대화, 30~40명 관리자 "메시지 취합해 공유"
'속보와 받아쓰기 경쟁 구도', 제목은 '섹시하게', "라때는 말이야", '일방적 강요식 회식문화'
"한국 사회, 힘 있는 리더들은 서로 소통하고 공유하지만 대다수 월급장이들은 '따로따로'"
언론사 중 기자들 중간관리자인 차·부장급, 그 이상을 총괄하는 사람을 데스크라 하는데 이들이 기자들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그들의 인사·관리 능력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을 실어본다. 기사 편집과 제목을 정하는 일은 주로 차부장급이 맡고 더 올라가면 전체를 조망해 조율하는 편집 데스크가 있다. 홍보팀과 주요 매체 기자들 1500명이 한데 모인 카톡대화방에서 직접 본 내용을 보도한다. 현재 데스크나 데스크 승진을 목표로 하는 이들이 다수의 소속 기자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언론을 주도하는 이들의 행태에 대한 고발이다. 시점은 8월 기준 현재 진행형이다.
요즘 기자들이 하소연하는 멘트를 모았다며 한 기자(중간관리자)가 글을 하나 올린다.
발제는 야마가 이게 맞아? /제목은 이게 아니지/ 오늘 오후에 뭐하냐? / ㅇㅇ / ㅇㅋ / ㅇ/전화/어디?/연합은 속보나왔는데/너 누구 만나봤냐/거기서 뭐래/이건 왜 모른거야?‘/ 00일보 00뉴스는 아니라는데?/통신사는 야마가 다른데?/니가 뭐가 바뻐/후배글 안봐주냐?/회사로 와봐/제목 섹시하게/(다들 시간있지 회식나와/나때는 말이야/(유튜브 어디서 본거 가져와서) 이거봐라 이렇게 나쁜놈들이라니까
살펴보면, 발제란 오전에 기사들이 그날 작성할 기사에 대한 개요를 관리자에게 보고해 컨펌을 받은 뒤 승인이 나면 취재계획이다.
일본에서 가져온 단어 '야마'라는 것은 전체글의 맥락을 말한다. 통신사는 연합뉴스나 뉴시스 등 속보나 단신을 위주로 내보내는 매체이며, 보통 대다수 언론사가 구독료를 내고 이를 받아적거나 추가 취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하나의 뉴스를 가지고 수천의 다른 기사들이 나오는 것. 당연히 진실보다는 해석이 많을 수밖에.
'제목은 섹시하게', 수많은 비슷한 기사들이 쏟아지는 중에, 눈에 띄려면 제목을 특이하고 자극적이게 쓸 수밖에 없다. 그 표현을 기자들은 ’섹시‘하다고 말한다. 속보도 경쟁이지만, 이걸 가지고 베껴쓰고 가공하는 것도 경쟁, 나아가 같은 내용가지고 독자들을 자극해 주의를 끌게 하는 것도 경쟁이다.
주말에 원하지 않아도 참석해야 하는 회식문화는 여전하다. 상명하복 관계가 뚜렷한 이들 조직에서는 아직 ’나때는 말이야‘가 그대로 먹힌다.
유튜브나 커뮤니티에서 글을 보고, 기사화하는 기자들이 상당히 많다. 크로스체크 및 추가 쥐채를 해야하는데 이 과정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MBC 8월 5일자 보도 "결제는 SON, 술값 3천만 원"? 귀가해 쉬던 손흥민 '분노') https://imnews.imbc.com/news/2024/world/article/6624010_36445.html
기사를 많이 봐 사회에 대해 잘 아는 데스크들은 이슈거리가 나오면 꼭 '나쁜 놈들', 이런 식의 단어를 사용해 기자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한다. 기자들이 올바른 정보로 세상을 바꾸는 주체이다. 근거있는 비판은 언제나 정당하다.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좋다. 그 대상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대화 창에서 다른 데스크 한 명이 ’이게 뭔 소리냐?‘를 추가해 달라고 하고, 올린 이는 또 그걸 받아서 추가한다. ’출처 링크 처리해‘라는 지시 사항도 추가하라고 다른 이가 덧붙인다.
스스로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이 뜻 깊다고 언급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 대화창은 1500명의 언론홍보팀 직원과 기자들이 모여있고, 게이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많아봐야 30~40명이다. 펜을 쥔 몇몇이 전체 1500명을 놓고 보란 듯이 자신들의 관리 지침을 브리핑하고 있다. 어찌보면 굉장히 잔인한 조종의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오픈채팅 ’친목방‘이라고 모아놓고 몇몇의 권력자들만이 주요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사회의 펜들을 상대로 굵직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회 전체에서 행해지는 같은 패턴이다. 힘을 쥔 이들은 서로 커뮤니티가 잘 형성돼 있고 또한 소통도 원활하다. 이들은 잘 뭉쳐있고, 지시를 받는 이들은 대부분 분열돼 있다.
해당 단체방이 이런류의 대화는 많지않다. 주로 대부분 기자들간 사담과 일상에 필요한 정보와 각종 유머들이 주를 이룬다. 조금 개인적으로 충격이어서 발췌했을 뿐이다.
아래는 카톡내용이 담긴 기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