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진화한다. 역사상 그래왔다. 사자를 피해다니던 우리는 사자를 키우고 있다. 우리는 지금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뇌가 생각이나 상황에서 비롯된 자극 경험에 의해 연결성을 확장하거나 기존의 구조를 변화시켜나가는 것을 신경가소성이라고 한다.
많은 연구가들은 뇌의 신경가소성의 개념을 숙지하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 몸에 묵혀왔던 오랜 좋지 못한 습관. 그로 인해 나빠진 건강 수치들. 부정적인 결과들을 개선하고 원하는 것을 이루는 방향으로 행동을 이끌 수 있다고 조언한다.
우리 뇌세포는 평생 새롭게 생성된다. 따라서 뇌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과 경험에 대응하여 평생 계속해서 변화한다. 심리학자 Donald Hebb은 덧붙여 우리의 마음이 변화하면, 우리의 뇌 역시 변화한다고 했다. 자극이나 경험을 통해 사고가 바뀌면 뇌가 반응한다는 점.
뇌의 뉴런들이 함께 작동할때, 이들 사이에는 연결이 생겨나는데 정신적 활동은 봄비가 언덕에 흔적을 남기듯 뇌구조에 영향을 미쳐 시간속에 켜켜히 쌓이고 신경세포는 생성, 소멸, 연결을 통해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 나간다.
신경가소성은 연결을 바꾸는 뇌의 능력이며 인간이라면 누구나 타고난 장기유전형질이다. 일례로 시각장애인의 시각피질의 소리와 촉감을 위한 새로운 신경회로가 만들어지는 것은 결정유전학으로는 설명이 안된다.
살아가면서 정체성이 형성되고 변하는 것도 신경가소성이 설명해 준다. 우리는 뇌 신경만의 50%정도를 물려받지만 , 나머지 50%가량은 스스로 경험과 지식을 통해 얻어진다. 자신의 정체성 형성은 신경가소성의 역할이라 할 수도 있다. Hebb의 이론에 따르면 신경망 연결의 수와 패턴, 강도가 자신만의 마음을 만든다.
뇌에서 전달되는 감정, 에너지는 전기신호다. 전기신호는 곧 정보라고 할 수 있다. 뇌는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교정하고 연관시키고 인식함으로써 신경망을 연장하고, 쳐내고, 재조직하고, 교정하고, 강화하는 능력이 있으며 심지어 지능까지 바꿀 수 있다.
어린시절의 뇌보다 노화가 되는 과정에서 뇌 관련 해로운 질병이나 장애 등을 다루는데 이런 측면을 가진 신경가소성이 적용되기도 한다. 우리가 뇌로 무엇을 하는지는 뇌의 노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관건은 어떻게 해야 그런 기특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뇌를 반응케 해 원하는 잠재력을 끌어낼 것인가다.
뇌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근본적인 기전은 바로 인간의 가장 고차원적인 뇌의 기능인 상상력을 이용하는 것이다.
상상력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있는 그대로의 사물이 아니라 그 사물에 대해 마음속으로 품고 있는 이미지에 따라 행동하고 느끼기 때문이다.
뇌에는 근육이나 감각신경이 없다. 움직이거나 느낄 수가 없으며 오로지 에너지와 상상력을 통해 뇌를 느끼고 소통한다.
단학의 심기혈정 원리가 있는데, 이에 따르면 특정 부위를 상상하게 되면 그 부위로 에너지가 흐르게 되고 이 에너지를 따라 혈액이 모이면서 신체의 변화를 유발한다.
정신신경면력학(PNI)을 태동시킨 피트 캔더스는 "우리는 심상화를 통해 어떤 신체 부위로 들어가는 혈류를 증가시킴으로써 산소와 영양소의 이용도를 늘리고 독소를 실어 나르고 세포에 영양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상력은 근육의 강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철학자 듀갈드 스튜어트는 "상상하는 노력은 모든 인간 행동의 위대한 원천이며 진보의 주요한 근원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몰입'의 저자의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는 "이 세상은 흥미진진한 일들로 가득차 있고 상상력이 부족하고 게으르기 때문에 그걸 모르고 살아갈 뿐이다"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까지가 이세상의 한계라고 단정짓고 살고 있다.
뇌졸중을 겪은 신경생리학자 질 테일러 박사는 상상력은 심지어 신체 기능 회복에까지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신경생물학 연구로도 상상력 등 집중된 의식을 활용해서 전기신호를 전송하기 위해 분비되는 화학 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분비를 촉진할 수 있다.
그런 상상력은 어떻게 가능해질까? 요리는 재료가 필요하다. 더구나 새로운 요리라면 없던 재료를 구해와야 하겠다.
따라서 상상력의 자원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뇌가 새로운 자극을 수용하고 학습하는 감각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의 뇌는 주변 환경으로부터 여러 가지 자극을 받으면 빠른 속도로 신경망을 재구성한다. 이는 신경점화를 뜻하는데 뉴런들이 함께 점화될 때, 중앙통제센터 격인 신경핵의 유전자들이 활성화되어 발현된다. 이로 인해 생산된 단백질은 새로운 시냅스를 형성하거나 강화하면서 수초의 발달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뉴런도 만들어질 수 있다고 한다.
상상력이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다고 해도 신경가소성 관점에서는 과언이 아니다. 환경이 주는 자극대로 수동적으로 딸려 살아가다보면 삶의 패턴은 사고를 굳게 하고 부정적인 습관에 익숙해져 살아가게 될 확률이 높다.
자신의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바꾸고자 한다면, 신경가소성을 인지하고 뇌를 신체의 한 부위로 바라보고 인간의 의지로 바꿀 수 있다는 의도적인 변화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진화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면서 이뤄져 왔다. 마찬가지로 현재의 삶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면, 원하는 방향으로 뇌를 진화시켜 봐야 하겠다. 결국 신경가소성을 전제로 상상력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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