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성 장애를 가진 이들 가운데 아침형 인간보다 저녁형 인간이 훨씬 더 많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아침형은 저녁형에 비해 2시간 정도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며 오전에 일 효율이 좋다. 문제는 저녁형 인간이 아침형 인간에 비해 사회적으로 열등하고 양극성 경향도 더 나타나며 신경질환도 더 흔다는 점이다. 삶의 만족도까지 아침형 인간이 훨씬 우월하다고 한다. 저녁형 인간입장에서 말이다....아침형 인간으로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걸까?
"일주기 유형에 따른 삶의 만족도와 양극성 경향"이라는 연구에서는 공주대학교 재학생 1232명을 대상으로 각종 전문 설문을 통해 조사한 결과를 보고했다. 아침형은 365명(23.6%), 저녁형 290명(23.5%), 이외 중간형은 577명(45.8%)로 분포됐다. 남녀 구분은 없었고, 아침형과 저녁형은 상하 20%기준으로 나눴다.
먼저 아침형과 저녁형 인간의 차이와 양극성 경향과의 연관성부터 알아보자.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하루 중 활동 또는 취침 시각에 대한 선호에 따라 아침형과 저녁형으로 나뉘어진다. 개인이 언제 활동을 활동을 했을때 가장 좋은 컨디션을 느끼느냐이다. 아침형, 저녁형 인간을 결정하는 일주기성 인자를 일주기 선호라 하는데 일주기 선호는 일반적으로 기족의 선호양상에 따라 좌우된다.(해당 연구에 따르면 일주기 선호는 유전적으로 혹은 생물학적으로 결정되는 요인이라고 한다)
저녁형 인간이 아침형 인간보다 열등하다?
저녁형은 아침형에 비해 전반적으로 사회적 적응력과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묘사된다.
충분한 수면시간의 확보는 여러 부작용을 낳는데, 저녁형의 수면의 질이 아침형에 비해 좋지 못하며, 낮에 조는 경우가 많고 카페인 섭취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같은 수면시간의 부족에 따라 정서적 불안정, 신경인지 능력저하, 사회기능 저하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한다.
저녁형은 아침형에 비해 덜 성실하고, 신경증이 많다. 적응능력이 떨어지는 기질을 가지는 경향이 많고, 주요우울증, 계절정동장애가 더 많다.
일주기 선호와 삶의 만족도 팩터로 지목되는 Social jetlag가 있다. 생리학적 시간과 사회적 시간의 차이를 뜻하며 일하는 날과 휴일의 자는 시간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저녁형은 낮은 수면의 질, 졸림 등 사회적 역할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삶의 만족도가 아침형에 비해 낮다. 해당 연구에서는 저녁형은 중간이나 아침형에 비해 낮잠(16.8%), 카페인 섭취(58.8%), 코골이(18.5%)가 많았고 피로도도 높았다.
삶의 만족도에도 일주기 유형은 차이를 벌여놓는다. 대체적으로 유럽에서 나온 연구결과는 저녁형은 낮은 삶의 만족도와, 아침형은 높은 삶의 만족도와 연관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양극성 장애와 저녁형 인간은 ‘양’의 관계
경향을 넘어 양극성 장애까지 너머 살펴보자면, 일주기 리듬은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수면장애와 양극성 장애는 공존하는 현상이며, 저녁형으로 밖에 편향될 수 없는 수면리듬은 낮에 스트레스와 낮은 활동능력을, 기분, 동기부여, 인지능력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저녁형 인간은 아침형 인간에 비해 전반적으로 수면이 질이 떨어지고 저녁형일수록 양극성 경향성이 증가한다.
저녁형은 우울증상의 위험도와 관련이 있으며, 아침형은 저녁형이나 중간형보다 우울증 삽화를 더 조금 겪으며, 우울증 시작 후의 중요한 완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즉, 양극성 경향성, 삶의 만족도를 결정짓는 요인은 저녁형보다 주로 아침형 여부라 할 수 있다. 많은 연구에서 양극성 장애 완자와 일주기 선호의 관련성이 높다고 보고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저녁형 인간이 아침형 인간에 비해 깊은 숙면시간 부족함에 따라 사회생활에 있어 피곤하고, 자체적으로 얻는 스트레스가 많으며, 적응력이 떨어진다. 기분진폭도 아침형에 비해 크기 때문에 양극성 경향성도 짙으며 이에 따라 신경증적 증상도 더 심하다.
저녁형 인간은 선천적....바꿀 수 없나?
종국에는 아침형에 비해 대체적으로 저녁형이 부정적인 인간형이라는 인식이 나온다. 그렇다면 라이프스타일 중 저녁형은 구제불능, 단점 투성이란 말인가? 일주기 리듬은 앞서 유전이라고 규정했는데, 과연 환경적 요인을 100% 부정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저녁형 입장에서 꽤나 억울할 수 있다.
'일주기리듬과 양극성장애 발병 기전'에 대한 연구결과를 참조해보자. 일주기리듬은 환경적 요인, 특히 빛과 활동, 식사 시간 등의 zeitgeber(외적요인)에 의해 리듬이 맞춰지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야 하며 사회적 요인도 일주기리듬의 변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통시적으로도 현대인들이 낮시간에 실내에서 지내는 결과, 햇빛 노출이 충분치 못하고 늦잠을 자게 되면 아침 빛에 의하여 리듬이 앞당겨지는 과정을 갖지 못하여 결과적으로 일주기리듬이 뒤로 밀려질 수 있다. 또한 현대인들은 야간에도 과도한 인공의 빛을 많이 쪼이고 있는데 심야시간에 너무 강한 빛을 쪼여 일주기리듬이 뒤로 많이 밀려지게 됐다. 이런 점은 일주기리듬이 충분히 변할 수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양극성장애 등 정동장애 환자의 치료 측면에 있어서는 일주기 리듬의 변화를 활용하는 방법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햇빛이 수면-각성리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전제아래 광치료와 어둠치료가 사용되고 있다.
정오의 광치료는 양극성우울증 환자에서 우울증상을 호전시킨다는 것이 증명됐고, 어둠치료는 조증환자를 밤 시간에 어두운 방에 머물게 하여 일주기리듬을 계속적으로 뒤로 밀리게 하여 리듬을 정상적 상태로 회복시키는 치료로 그 효과가 사례로 보고 되고 있다.
리튬과 같은 처방약도 확실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그 기전이 일주기리듬을 조절하는 GSK-3β에 작용하는 것으로 고려되고 있다. 수면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역시 수면장애 뿐아니라 기분증상에도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거꾸로 불규칙한 생활을 수정하는 등 사회적 zeitgeber의 안정화가 양극성장애 환자의 기분 증상의 호전을 가져오고 재발도 방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버젓이 있다. 저녁형 혹은 아침형이라는 일주기 선호는 유전에 국한된다기보다 개인적인 삶에서의 변화를 위한 노력이나 긍정적인 환경 변화에 따른다는 게 해당 논문의 의견이다. 그러므로 수면의 질 향상, 시간조정 등의 결과로 아침형으로 전환되거나 저녁형 자체에서 적어도 삶의 만족도에는 충분히 고무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된다.
저녁형이 아침형이 삶의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통계 결과는 너무 비인간적이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그로 인해 감정동요가 크다면 우린 필요한 만큼 라이프스타일을 노력해 바꾸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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