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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스킬① - 멀티플레이는 ‘獨’일 수 있다.

by Dragon Massage(D.M.) 2023.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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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여러 가지 정보를 모아 패턴으로 저장된다. 기억은행 같은 건 없다. (장기)기억들은 뇌의 특정 영역에서 꺼내오는 게 아닌 뇌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신경세포들이 자극에 활성화된 패턴으로 인출된다.

 

과정은 이렇다. 감각이나 경험들은 전기신호로 뇌속 해마에 저장된다. 해마는 이런 정보들을 하나의 연관된 데이터 단위(신경네트워크)로 만든다. 이는 적절한 자극을 받으면 기억이라는 경험으로 재생할 수 있게 된다. 기억하는 과정에서 뇌의 여러부위가 동시에 활성화된다. 패턴으로 배선되는 것이다. 기억형성은 해마가 맡는다. 그럼 저장은? 일단 형성된 기억은 어디로 갈까? 앞에서 말했든 기억 저장고 같은 건 따로 없으며, 해마에서 최초의 경험을 접수한 뇌의 각 부위로 분배돼 인출시 자극에 활성화된 패턴으로 저장된다.

 

기억의 인출은 사진을 꺼내 보는 게 아니다. 기억한다는 것은 원하는 정보를 인출하기 위해 연관성이 있지만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물건들을 최대한 많이 모으는 작업이다. 뇌 여러부분에 흩어져 있지만 서로 연관성이 있는 세포들을 찾아 모아 기억을 복원하는 것이다.

 

단순 반복은 기억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대상이 의미를 지니고 있어야 하고, 집중해야 기억 회로가 만들어진다. 무언가 중요한 것을 깜빡했을까? 우리가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자주 접했지만 자세히 기억을 못하는 것들은 대부분 뇌에 어떤 의미도 없기 때문에 애초에 기억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뿐이다. 우리는 보고싶은 것만 보고 뇌는 의미가 주어진 것에 기억이라는 포상을 한다.

 

순간의 삶은 늘 새로운 일과 자극으로 가득하다. 초인종, SNS, 신문, TV, 스마트폰 카카오톡, 메시지. 전화, 누구가의 호출, 당장 눈앞에 있는 일꺼리, 이메일 그리고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내 사고패턴들. 한 마디로 집중을 방해하는 것 투성이다. 기억력은 이런 집중력 도둑들을 주위에서 제거하거나 무의식적으로도 신경을 쓰이지 않게끔 환경에서 배제했을 때 능률이 향상된다. 강력하고 정확한 기억을 심기 위해서는 주의가 하나에 집중되어 있어야 한다. 이제 책상 위에 스마트폰을 치워보자. 머리 속에서 동동 떠다니는 처리못한 이메일 회신. 문자 회신 등에 내 뇌속의 일부를 침범당한다면 당장 내가 집중해야 할 작업에 대한 기억이 제대로 만들어지기 힘들 것이다. 우린 바쁜 일상속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해야 할 경우가 태반이다. 빠르게 처리하다보면 스킬이나 주의력 등이 향상될 수도 있겠으나 사실 멀티플레이를 권장하는 텍스트는 어디서도 본적이 없다. 멀티플레이는 주의 전환을 위한 에너지를 추가로 소모해야 한다. 더구나 기억이 만들어지는 기전을 감안해본다면 시간과 에너지 대비 효율은 형편없다.

 

(인출시킬 필요가 있는 기억을 만들기 위해서는 해마에서 기억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존중해야 하 필요가 있다. 충분한 시간이 흐르지 않은 상태에서 원기억이 해마에서 처리되는 과정에 뭔가가 끼어들면 기억을 질이 떨어지거나 손실될 수 있다.)

 

바쁘니까, 여러 일이 겹치니까, 처리해야 하니까 이왕이면 능률적으로 주의를 기울여 하는 게 맞지만,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에너지는 많아 쉬 피로해질 것이고, 내가 머리에 남기고자 하는 주 작업이 있는 경우라면 멀티플레이를 택하는 건 기억술의 관점에서 ‘독’이 될 수 있겠다.

 

- Reference  '기억의 뇌과학' - 리사제노바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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