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국민은행 산하 도급업체 콜센터 직원들 을지로 입구서 한 목소리
도급업체 소속 비정규직란 이유로 각종 부당대우, 호소할 채널조차 없어
교육없이, 최저임금 수준에, 어려운 일은 떠넘기고, 고용불안에 ‘갑질’까지
점수이용한 통제, 감정없는 Al와 비교당하는 설움…상황 알리없는 고객까지
하나은행을 위시로 KB국민은행, 현대해상 등 은행과 보험사 등의 금융권의 콜센터 노동자들의 강렬한 목소리가 19일 오전 11시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앞에서 울려퍼졌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든든한콜센터지부 주최로 열린 이 자리에는 민주노총, 공공운수 노조, 진보당, 하나・국민은행 산하 자회사 콜센터 지회 관계자들 그리고 현장 노동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인상적인 모습은 노란 보도선 바깥에서 집회가 인정되고 있단 점이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며 하나 측에서 외부사람으로 지정하고, ‘자기땅’이라면서 보도 안쪽으로는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일반인들은 지나가는 멀쩡한 보도 위, 회사에서 고용했지만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또 자사의 이익에 반하는 집회를 한다는 이유로 차가 ‘씽씽~’ 지나는 보도 끝 좁은 곳으로 몰아간다니.. ‘자유대한민국 맞나?’ 어리둥절했지만, 일단 내용부터 들어보자.
먼저 서미연 현대씨앤알콜센터지회 부지회장이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표현만 일부 수정해 전달해본다.
년단위 고용불안에 온통 점수평가와 감시…"불안해서 일하겠냐?"
“1년 단위 용역 계약으로 올해 9월이면 또 만료입니다. 실적이 모든 걸 설명한다고 용역 측은 이를 통한 압박에 혈안이 돼 있으며 저조하면 개별 면담에 무리한 프로모션까지 진행합니다.
콜 업무 중 문장까지 통제당하고 있습니다. 문장끝 ‘요조체’ 사용, 호응어 없어도, 재채기와 2~3초 묵음에도 감점이 나오고 이는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에 반영됩니다.. 심지어 먼저 연결되는 AI 상담사가 잘못한 사과도 우리 몫입니다. 고객은 ‘앵무새같이 말하지 말라’, 은행은 ‘AI처럼 상담마라’ 누구 말을 들어야하는지…연결 안되면 인간인 우리가 사과해야 합니다.
교육은 아직도 없다시피 합니다. 정부정책에 따른 신규상품들, 청년정책과 신생아 특례 대출, 대환대출 등의 업무는 출시 이후 메신저로만 ‘딸랑’입니다. 창구없죠? 온라인으로 몰아놓고는 부작용 폭주에 콜센터 직원에게는 모든 걸 압박만 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뭘 알아야죠? 오상담이나 불친절(?) 나올 수 밖에 없죠? 이러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저희 몫입니다. 고객 보상 건 발생에 상담사 임금에서 60%, 회식비까지 긁어 보상한 경우도 있습니다. 상담사와 회사의 보상비율까지 공지한 회사도 있었는데, 작년 국감에서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약속은 이후 조치가 없습니다.
지난 설 명절은 어떻구요?. KS한국고용정보(하나콜센터)는 상여 10만원을 설 이후 지급하겠다고 노조에 통보. 반발해 겨우 설전에 받을 수 있었습니다. 국민 측은 아예 받지 못하거나 지급 시기가 미뤄졌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회사의 실적 뿐 제대로 된 관리・감독은 없습니다. 용역의 구소 상 년 단위 계약에 일자리가 불안하니 누가 제대로 일할 수 있겠습니까? 최저임금으로 턱도없는 생활고에 머리속은 온통 고민덩어리인데 말입니다. 일단 일차적 해결의 실마리는 우리는 정규직 전환에서 찾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 간접고용 포기하고 정규직 전환 ▲상담사 급여로 보상말 것 ▲원청의 갑질 ‘입틀막’ ▲ 교육시스템 보완 및 원청의 책임 시행 ▲ 10년째 최저임금, 임금구조 바꿀 것 ▲ 계약직 비중 줄이거나 해고로 인한 불안감 해소할 것 ▲ 감점 등 각종 감시・통제 시스템 원상복구 등이다. 결국 정규직 전환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촉촉히 나리는 이슬비를 맞으며 사회자로 나온 박영미 현대하이카손해사정콜센터지회(헌대해상 자회사) 지회장은 “9월 또 다시 1년 용역 계약이 종결됩니다. 실적 저조에 용역업체들은 프로모션으로 압박하는 것이 일상이 됐습니다. 정부 정책과 신규 업무에 대한 교육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벼랑끝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모든 발생건은 상담사의 몫. 보상은 급여에서 차감하는 것이 하나가 말하는 책임감입니다. 용업업체는 더 나은 상담서비스가 고민이겠습니까? 어떻게 하면 상담사에게 책임을 미룰지 궁리 뿐입니다. 하나은행의 방패가 그들입니다”라고 운을 띄웠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집회 자유 막나?…소리 못지르는 콜센터 직원들
김현주 든든한콜센터 지부장의 발언이 시작됐다. 콜센터 직원이라서인지 여타 집회에 나온 사람들과 달리 목소리가 카랑카랑. 메시지가 명확하게 잘 전달됐다. 그는 “을지로입구 역 1번출구. 여기가 하나은행 사유지인가요? 여기 노란선 안으로 들어오면 하나은행 땅이니 밟지 말랍니다. (애들 ‘땅따먹기’하는것도 아니고. 보도가 사유지인지는 기자도 몰랐다). 상담사들은 하나 측에서 엄청 하대하는 걸 고객분들은 알고 계신가요? 얼마나 많은 은행 상품, 그것도 모자라 펀드까지 하고 그걸로 인해 은행 측이 벌고 있는 수익이 얼만지 생각을 좀 해봤나요?. 하나측 콜센터 회사 중 아이비커리어는 아직도 상담실수에 따른 고객보상은 40%가량 상담사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월급에, 은행 수익이 부끄럽지도 않나요? 어떤 노무사와 변호사가 조언을 했길래 고용노동부에서조차 근로감독 나서겠다고 한 내용을 공지하고 있습니다. 하나은행 직원들의 실수는 어떻게 처리하고 있나요? (기자가 알기로 정규직원들은 블라인드 등 SNS 소통과 내부고발 등의 각종 권리보호 장치가 충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사회가 대부분의 목소리를 차단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1년이면 없어질지도 모르는 자리이니. 얼마전 넷플릭스에서 나온 자살한 콜센터 직원 이야기를 다룬 ‘다음 소희’가 번득 생각이 났다.
"저희는 수백억, 수천억의 대출과 이체 업무를 현장에서 상담하고 있습니다. 조그만 실수로 상담사들이 어떤 책임을 질지 실로 엄청난 부담감입니다. 이번 설에는 KS한국고용정보가 지급한 10만원. 나중에 알고보니 하나은행은 지급하고 똑같은 곳에서 일하고 있는 국민은행은 지급하지 않았더라고요? 얼마 전 다른 콜센터 용역회사 사장이 모든 돈을 들고 날랐습니다. 상담사들 퇴직금까지 다 때리게 생겨 울먹이고 있을 때 그 사장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언제까지 용역회사의 불안함을 가지고 하나은행에 이름을 달고 저희는 상담해야 합니까? 고객들은 우리를 신뢰하기에 모든 정보를 제공합니다. 하나은행 직원이라는 믿음말입니다. 그런데 용역회사의 경쟁상대가 저희라니 이 왠 말입니까?
또 고용노동부는 1시간에 5분, 2시간에 15분 휴게시간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다산콜센터 등 공공기관의 경우 모두 제공받습니다. 우린 어떨까요? 일주일에 1시간의 휴게시간을 보장받습니다. 용역회사가 자기들끼리 경쟁하는 틈에 도구가 왜 저희가 돼야 합니까?
이번에 교육을 해달랬더니 용역회사를 통해 전달받은 내용은 하나 측에서 안된다고 했다고 합니다. 신생아 특례대출, 청년대출 등 정부정책에서 나온 상품을 설명해야 하는 저희가 알아야 할 것 아닙니까?
심지어 상품이 출시된 다음 날 교육을 하기도 합니다. 쪽지 한 장, 메모 한장으로 고객 질문을 다 받아내야 합니다. 용역 측에 따르면 하나에서 콜이 너무 많아 교육을 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누구 말이 맞습니까? 콜이 많으면 교육을 하지 않아도 되는 건가요? 자기들 일인데, 정규직이 아니니 책임은 니들이 알아서 맡아라. 정규직 전환이 돼야 하고, 고객 모두 이 내용을 알아야 합니다."
60조 이자장사, 돈잔치에도 착취위한 간접고용 뿐
이어 김율현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장이 마이크를 넘겨받았다.
김 본부장은 “하나은행은 자신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 콜센터 노동자를 간접고용하면서 이중, 삼중 착취를 하고 있습니다. 은행권이 이자 수익으로 벌어들인 이익이 60조가 넘는다고 합니다. 국민들이 맡긴 돈으로 이들은 돈 잔치를 하고 있습니다. 무능력한 용역회사는 나름 자기 이익챙기겠다고 비정규직 고혈을 짜고 있습니다. 고용 안정이나 노동 조건 개선?. 생각도 못합니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있습니다. 상담사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책임은 사용자들에게 있습니다. 대한민국 법은 노동자를 고용할 때 직접 고용을 원칙으로 하고, 간접고용은 자신의 노동의 일체 참여하지 않고 다른 사람 노동으로 이익을 취하는 중간 착취구조이므로, 법은 이를 금하고 있습니다. 하나은행은 수십조의 이익에도 왜 사용자로써 자기 책임을 다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부끄럽게 미래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이 자랑스럽습니까? 적어도 고용의 당사자가 되십시오.
거짓으로 뒤에 물러 앉아서 부당 노동행위 방조자가 아니라, 사용자인 원청으로서 자기 책임을, 당신을 위해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십시오.
노조법 거부에 ‘함박’ 기뻤나 함영주 은행장…여전히 책임은 없고 ‘감시’뿐
정용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으로 넘겨진 발언
“지난 주 5대 시중은행의 실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작년 무려 14조의 영업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하나은행, 금융그룹의 파이가 무려 3조 4600억원에 달합니다. 고금리 무이자로 서민들의 등골이휘어지는데 그야말로 이자 장사 하나로 그렇게 벌었다면, 끌어올라가는 굵은 줄기 하나가 간접고용 하청노동자들의 노동력과 임금을 착취한 결과 아닐까 싶습니다. 보상하십시오.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와 호실적 경쟁, 인센티브 경쟁, 반복되는 원・하청 갑질 그리고 고객 갑질 등에 시달린 ‘얼굴’이 손상되면 그 피해는 은행은 물론 고객들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국민들의 금융정보, 신용정보가 과연 제대로 안전하게 집행되겠습니까?”
이어 그는 노조법 개정을 이야기했다. “최근 좌절된 노란봉투법 개정안, 아마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가장 좋아했던 사람이 여기 하나은행 (함영주) 회장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상시 지속 필수 업무를 상담하는 우리 상담 노동자들에 대한 사용자 책임을 법적으로 져야 되는데 그 책임을 면제 받았으니 얼마나 기뻤을까요? 일을 시킨 사람이 책임지는 게 맞고. 당연 회장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게 맞고, 이 노조법 개정안이 22대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나온 정현우 진보당 위원장은 “용역회사는 하나은행에서도 비용입니다. 실제 용역비의 20~30%이상의 돈을 더 쓰는 것 같습니다. 은행이 실제 돈이 더 많이 드는 용역회사를 선별해서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습니다. 권한을 누리고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 아시는 것처럼 지점들은 점점 없어지고, 콜센터 노동자에게 모든 업무가 부과됩니다. 단순 인터넷뱅킹을 넘어 대출, 펀드 가입 등 사실상 정규직 업무와 동일합니다. 다시말해 근로기분법 등 부당노동행위 등에는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관람’하겠다는 태도입니다."
계약직 34%, 쓰고 버리는 ‘대기표’ 신세…10년째 최저임금
이어, 권금정 국민은행콜센터 고려신용정보지회 지회장이 나왔다.
권 지회장은 “초단기 계약직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그 인원은 총 34%. 이게 정상적 조직입니까?. 기존 직원들에게는 AI가 콜을 수행하니 콜수가 줄었다. 즉 증원 계획이 없다고 합니다. 오는 2월 23일자로 계약 3개월 종료하겠다면 12명 전원에게 통보했습니다. 사실상 해고나 마찬가지. 울면서 짐싸는 그분들에게 우리가 왜 미안해야하는지요. 우리가 그렇게 쓰고 버리는 대기표입니까? 정규직도 자회사도 아닌 하다못해 계약직도 아닌 그저 인력보수 회사에 2년마다 입찰, 그것도 특수고용직일 뿐입니다. 우리는 말그대로 국민은행에서 외면당하고 수익이 되는 인건비 장사의 도구였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소속된 대출 만기 연장 안내나 대출 미납 단기채성 추진 센터는 더 가관입니다. 우리 일반 상담사에게 책정된 1인 인건비 단가는 고작 월 135만원입니다. 22년 대비 23년 꼴랑 6.7%올랐습니다. 그리고 한 건당 700원, 1000원으로 소유 단가를 책정하고. 대출미납, 단기 채권 추신 회수율에 따라 중단을 합니다.
저희는 24년 최저임금이 5만원 가량 올라서 그나마 기대를 했는데, 올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법령으로2월에 받은 월급은 1월과 동일했습니다. 제가 입사 9년차 입니다. 제 기본급은 작년 203만원이었고, 경력수당 7만5000원이었습니다 올해도 그대로입니다. 무슨 사명감이 생겨서 고객응대를 하겠습니까?
중간에서 버티고 있는 인력 장사보수 업체 한국고용정보는 420억짜리 건물을 소유하고 상담사들에게 자랑할 뿐입니다. 대체 그 돈이 어디서 남았을까요? 저의 피눈물빼고 남긴 돈아닐까요? 콜센터 자회사 전환으로 더 나은 환경, 처우, 임금을 준다면 지금보더 더 퀄리티 있는 고객 상담 센터가 될텐데 고객에게는 최상의 응대를 예고하면서 왜 우리에게는 최저임금만 지급할까요?”라고 반문했다.
쏟아지는 정책상품, 소화 못하면 은행이 떠넘겨…교육없이 콜센터만 '감정소모'
이어 원유정 한국고용정보지회 부지회장 순서였다.
"올해 1월부터 정부 정책에 따라 대출 상품들이 대거 나오면서 눈코 뜰새없이 바쁘게 버티고 일하고 있습니다. 1월 9일부터 시작된 담보대출 이동제를 시작으로 4가지 상품들이 나오고, 소득공제, 민생금융지원 방안까지 전부 소화하기 힘듭니다. 교육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원청인 하나은행은 공급도 제대로 안 해 준 상태에서 실적압박에 실정을 외면하고 완벽함만 요구합니다. 대한민국 대표 은행에서 이런 비체계적이고 비상식적인 일들이 있다는 게 말이 되는 건가요? 하나은행은 위에서 분석만 하지 말고, 제대로 된 교육을 해 주십시오. 콜수가 많아 수용이 안될 때 아웃콜을 이용하는데, SA평가시 인정 코스에 포함시키지 않다보니 인터만 많이 받도록 실적압박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 기본 인콜 수와 타임을 정해놓고, 평가 미달자 면담도 합니다. 콜백 건은 은행 직원들 몴입니다. 여기에 실적 챙기라고 압박까지 하고, 왜 우리 상담사에게 업무를 떠밉니까? 더구나 오전 프로젝트 접수 건을 오후 4시 이후 진행을 해, 저희 상담사들이 욕받이, 방패막이가 되고 있습니다. 제발 그만 이용하십시오. 교육이나 제대로 해주던지. 정당한 보상과 이에 수긍할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십시오."
상담기록 30초 팝업 창 강제설정…제대로 교육도 못 받고 ‘업무할당’
이영선 하나은행 아이비커리어지회 지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는 “전 입사 6년차 대출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업무가 늘고, 대출 상품을 쏟아지고 고객센터 전화량은 폭주하고, 그러나 작년에 이어 상담사들 대우는 변치 않았습니다. 더구나 하나은행 인바운드 상담사들에게 적용하는 자동대기 시스템은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손님과 통화가 종료되면 상담업무가 정확히 이뤄졌는지 확인하거나 어떤 내용으로 상담을 했는지, 영업점에 내용을 전달해야 할 경우 이력을 저장하는 후처리 업무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30초가 흐르면 대기하라는 팝업창이 뜨게 되는데요. 시간을 연장하지 않으면 30초 후 전화가 돌아와 미처 이력을 저장하기도 전에 손님과 상담이 시작되기 때문에 (중요한 내용인 경우 연장이 필요하다면 팝업창을 꺼야 합니다.) 이 30초가 카운트가 되는 동안 팝업창을 끄지 않으면 더 이상 텍스트는 인정되지 않아 연장이나 취소를 눌러야만 하는데 더 기가 막힌 건 팝업 창은 한 번에 꺼지지도 않고 여러 번 눌러야 꺼지도록 해 놓았다는 것입니다. (강제 할당 시스템인 듯) 또 상담사들은 이석(자리를 비울 때)도 사유를 설정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자동으로 전화가 연결이 됩니다. 그런 식으로 자동대기를 여러 번 연장해 후처리 시간이 길어지면 또 보고해야 합니다. 점심시간 설정을 식사로 바꾸고 하는데 1시간이 1분이라도 초과되면 급여를 차감합니다. 이석 사유 중 휴식은 없습니다. 이것이 하나은행의 우리 상담사들이 처해진 현실입니다.
부족한 창구에 원청직원 업무 받아 되려 뒤집어 쓰는 '갑질'…우린 "죄송합니다"
또 있습니다. 영업점으로 걸려오는 전화는 우선 고객센터에서 받습니다. 비대면 업무가 늘어나 고객센터에서 충분히 처리 가능하다는 이유입니다. 영업점 직원이 창구를 방문한 손님에게 고객센터로 연결 해주면, 우리 입장에서 직원 이름을 말하고 바꿔달라는 손님에게 무슨 용건으로 연결을 원하는 지 물어봐야 하고, 손님이 말한 대로 앵무새처럼 전하지 않으면 모니터링을 빵점으로 평가합니다. 웃긴 건. 그러면 손님은 ‘왜 너에게 그걸 말애햐 하냐’고 되묻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죄송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심지어 ‘내선번호로 10번 넘게 전화를 했는데, 안 받느냐’고 ‘오늘 그 직원 출근했냐’고 물어보는 손님들도 계십니다. 그러면 우리는 또 “죄송하다”고 말합니다. 영업점 전화를 고객센터에서 받는 것은 손님을 화나게 하고, 우리는 사과보수로 만들려는 하나은행의 목표인 것 같습니다.
또한 영업점에 전달할 내용은 전산으로 등록해 저장합니다. 분쟁이 생길 경우 증거 자료를 남기기 위해 메신저에다 메일 등록을 하라고 공지돼 있습니다. 그러나 무슨 사유인지 영업점 직원들은 메모 등록을 매우 싫어합니다. 특히 대부계 직원들만 유독 메신저를 남기라고 공지 사항에 등록해 둡니다. 그러면 메신저를 남기고 내용을 캡쳐해 각자 엑셀 파일로 저장해 둡니다. 문제 발생 시 증거 자료가 없으면 감점을 하겠다고 합니다. 메모 등록을 실수로 하거나 손님이 영업점으로 전화해서 메모를 등록한 건데 오히려 상담사를 신고합니다. 또 감점을 당하고, 심지어 ‘신고제도 있는거 모르냐’며 되려 우리는 협박하는 직원도 있습니다. 영업점 직원들의 갑질에 우리는 신고할 곳이 없습니다. 조선시대도 아니고 내가 노예 계약을 했나 착각하게 됩니다. 요즘은 주담대, 전세, 신생아 특례상품이 나오면서 콜이 증가했지만, 하나은행은 제대로 된 교육을 해 준 적이 없습니다. 실제 우리가 도급업체를 통해 접하는 교육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하나 측은 오상담시 감점. 도달하지도 못할 높은 목표 등급을 설정해 도급사와 계약하고, 도급사는 인센티브를 더 받기위해 상담사를 분 단위로 감시하고 압박하며 우리는 매일매일이 지옥 같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선택한 일이지만 도대체 이 사이클은 왜 바뀌지 않습니까?
고객센터에는 원청이 직고용한 계약직 상담사들이 있습니다. 실적 압박도, 감점도, 사과해도 되지 않는 참으로 고상한 상담사들입니다. 우리보다 높은 급여에 상여금, 다양한 혜택과 보상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낍니다. 하나은행은 책임을 도급사에 떠넘긴 채 나몰라라 하지 말고 고객센터 상담사를 직고용하여 다른 금융사보다 고용안전에 앞장 서 사회적 책임을 담당하는 기업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AI상담사냐? 사람으로써 제대로, 또 시키는 대로 해도 욕받이!!”
다음으로 나온 스피커는 김순자 한국고용정보지회 부지회장이다.
김 부지회장은 “전 10년 넘게 하나은행 콜센터 수신팀에서 상담사 일을 하고 있습니다. 수신 업무 자체가 워낙 방대하고 광범위합니다. 수시로 바뀌는 업무와 이벤트, 여러가지 머리카락 쭈뼛하게 만드는 각종 사고 신고, 지급정지 민원, 거기에 불쑥 튀어나오는 정부 정책 상품까지 새로 생기면 빨간색으로 강하게 표시되는 대기콜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우리들은 영혼이라도 팔 것처럼 정신없이 콜을 수행합니다. 상담사라는 직업적인 책임감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도 원청인 하나은행과 도급사인 KS한국고용정보는 제대로 교육 한 번없이 콜을 수행하게 합니다.
업무 관련 메일 하나 딸랑 보내주고 끝입니다. 시간을 못내 상담을 접하고,, 전화로 욕을 먹다보면 그제서야 다시 보고 이해가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원청 하나은행에서도 이런 상황을 알고 새로운 이슈로 콜이 밀리면 상담사들이 얼마나 이해하고 상담하고 있는지 실시간 콜을 청취한다고 들었습니다. 전문적이고 다양한 문의 사항에 교육 한 번 받지 못하고 업무 중간에 날아오는 쪽지를 읽으면 상담을 하다가 손님에게 혼나고 욕먹고, ‘죄송합니다’만 연일 되풀이합니다. 그러다보면 땅바닥에 떨어진 자존감과 한없이 작아진 내 자신에 눈물이 핑 돌기도 합니다. 상담사들이 욕 먹고 혼내는 걸 알고 있으면서 나 몰라라 하고 교육을 해 줄 생각도 없는 원청과 도급사 행태에 분노합니다.
문제의 본질, 알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는 원청인 은행들...왜?
그렇습니다. 하나은행은 알고도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습니다.
문자 보내지 말고 이전에 교육부터 해주십시오, 원청과 도급사는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으면서 무슨 권리로 우리 상담사들의 자존감과 직업적인 가치를 떨어뜨리는 겁니까? 헐값을 주고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면 최소한의 도의적 책임감으로도 관리감독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책임을 회피하며 원청은 도급사 상담사들을 향해 갑질을 하고 있습니다. 각종 사고 신고 업무는 일반 콜보다 더 집중을 유발하고 신중함을 들여야 하기에 긴장감에 심장이 쪼그라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업무를 무탈없이 잘 처리했음에도 단순 접촉 이력 기록하나 잘못 등록해도 점수 차감을 합니다. 임금은 깍여 나갑니다. 하나은행 심사팀 원청 직원이 사고 신고 콜 추출을 편리하게 조회하기 위한 목적으로 저희 도급 상담사의 점수를 차감합니다. 일을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자기 불편하다고 맞추라는 식입니다. 그것도 남의 월급을 담보로 말입니다. 이게 갑질이 아니고 뭐란 말입니까? 세세하게 항목을 나누다 못해 정해진 시간 안에 정해진 멘트를 안하면 아무리 그 손님이 만족스럽다고 해도 ‘0’점에 가까운 점수가 매겨집니다. 이러니 가끔 손님은 ‘AI입니까?, 사람입니까?” 조롱하듯 질문하니 씁쓸하기 짝이 없습니다. 도대체 이런 평가들은 누구를 위한 평가이고, 우리는 누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상담해야 합니까? 손님입니까 아니면 도급사입니까? 하나은행입니까? 원청은 도급사 기간을 짧게 계약하며 상담사들에게 고용 불안을 느끼게 하고, 또 도급사는 그걸 무기로 실적을 압박하고 고용 불안을 부추키는 관리자들의 행태때문에 상담사들로 하여금 구인 광고를 들여다보게 하고 있습니다.
말로 다하지 못하는 이런 불공정함을 갑질아니면 뭐라고 표현해야 합니까? 우리는 서로 상생하고자 대화하려고 해도 원청인 하나은행은 손 닿을 수 없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기만 하고, 도급사는 원청의 방침이라며 어쩔 수 없다 하니 우리는 어떻게 해야합니까? 우리를 어디에서 관리하고 있는 겁니까? 우리는 지금 어디에서 일하고 있는 겁니까? 원청 하나은행은 이제 그만 앞으로 나와서 우리의 소리를 직접 듣고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해결하십시오, 제대로 관리하고 있지 못하는 도급사를 더 이상 방관하지 마십시오”
이날 김현주 공공운수 든든한콜센터지부장의 여는 발언을 시작으로 김율현 민주노총 대전본부장, 정용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정현우 진보당 위원장, 권금정 국민은행콜센터 고려신용정보지회 지회장, 김순자 하나은행콜센터 KS한국고용정보지회 부지회장, 이영선 하나은행콜센터 아이버커리어지회, 원유정 하나은행콜센터 KS한국고용정보지회 부지회장, 마지막엔 (기사엔 서두로 올려놨다) 서미연 현대씨앤알콜센터지회 부지회장 등이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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