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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를 본 한국인 ‘500만’, 이선균의 죽음이 떠올랐을까?

by Dragon Massage(D.M.) 2024.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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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파묘'. 한 장면. @ 쇼박스

 

‘파묘’ 묘를 파는 이야기. 시원하게 한국을 배경으로 영상미를 과시했다. 전통무속인이 하는 굿이라든가 인간의 영혼, 동물과 합체된 진화한다는 정령의 이야기.

 

육체와 죽음 그리고 혼이라는 소재는 누구나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두려움의 근원이 죽음이니까. 우리가 돈을 버는 이유도, 욕망을 추구하는 이유도 어쩌면 이 죽음이라는 두려움에서, 그런 일련의 스트레스에서 멀어지고자 하는 몸부림 아닐까?

 

그런 관점에서 아무 사전 정보없이 들어간 영화 속에서는 두가지가 연계돼 떠올랐다.

 

먼저, 일본의 잔재 청산이다. 여전히 우리 대한민국 어디에나 일본이 남긴 흔적들은 있다. 위도와 경도를 정확히 맞춰 묘자리를 봤고, 그곳에 일만명을 죽인 일본 전사가 수직으로 세워져 꽂히어 있다는 설정. “여우가 호랑이의 허리를 끊었다”는 대사가 영화의 맥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일본 잔재가 대한민국 땅 어딘가 아직 남아있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나도 한국인으로 그런 과거의 잿가루 따위는 없어졌으면 싶다. 이미 500만이 가까이 봤지만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문화 외에 과거 침략사라는 아픔을 이제는 잊었으면 한다. 반대급부로 한국 문화의 위대성도 돌아보게 됐다. 풍수지리. 우주항공학과 일치시키는 대목에서는 한국 토속문화와 서양의 과학과 맞닿아 있다는 새로운 정보도 알게 됐다.

 

‘굿’이란 재밌는 소재가 떠올린 이슈 하나는 연예인 이선균과 관련이 있다. 마약과 검찰수사 그리고 언론의 때 아닌 폭로, 그의 죽음은 많은 영화와 연예인들 그리고 그를 좋아하는 다수의 사람들을 울렸다. 알아보니 국과수를 통한 마약복용 검사도 음성이었다. 검찰이니, ‘꽃뱀’이니 이런 이슈는 차치하고, 취재도 안 한 내가 여기 적긴 뭐한 내용이고, 내가 눈여겨 봤던 건 이션균 일지를 쫓으며 유튜브를 주름잡던 ‘카더라’들이다. 소위 이름있는 무당에게 이선균의 사주를 주고, 맞춰보라던 유튜버들이 많았다. 나 역시 이를 처음 보고, 믿었고 또 허를 내둘렀다. ‘우와~ 이놈 나쁜 놈이네, 연예인들이 줄줄이 엮여있나보네, 우리나라 권력층에서 뭘 감추려고 이선균 카드를 썼나보네. 무엇보다 사주를 가지고 사람의 운명을 맞추다니… 가정사까지 꿰다니’ 감탄의 감탄을, 그리고 솔찬히 이런 이슈 꺼리가 흥미도 있었다.

 

당시 나도 사주나 볼까해서 점집을 찾았고,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난 내년에 결혼하고 금과 목이 많고, ‘선생’사주고 연상을 좋아 한다나?.. (글쎄다) ‘뭐? 내가 이렇게 산다고?, 삶이 왜 이리 재미가 읍냐? 결혼이 내년에? 아직 벌어놓은 돈도 없는데..만약 내후년에 결혼하면? 내 사주가 바뀌나?’ 이를 물었더니 점집에선 과거 중국에서 내려온 ‘통계’상 그렇다. 다시 꼬치꼬치 물었더니, 하지만 어떻게 사느냐는 내가 할 바라고 조언했다. 며칠 후 유튜브를 통해 과거 ‘그것이 알고싶다’ 프로그램을 봤다. 같은 사주를 가지고 유명한 점집에 거지와 부자로 변장시킨 두명이 사주를 봤는데, 서로 다른 운명이 나왔다. 취재진에서 다시 찾아가 물었더니 점집에서는 어린 시절과, 환경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다르다고? 엥? 사주가 맞다면, 같은 시간에 태어난 수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운명을 타고 나야 하는 거 아닌가? 논리나 과학까지 가지 않더라도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수리상식이다.

 

사주가 맞는지 틀리는지 따지자는 게 이 글의 요지는 아니다. 이를 풀자면 할 이야기가많지만 그보다, 이런 통계치나 전통의 이론을 통해, 이선균이라는 연예인을 가지고 조회수를 높여보려는 여러 유튜버들의 행태가 난 너무 싫다. 그 말을 하고 싶다. 인신공격, 남의 이야기나 남의 불행을 아무렇지도 않게 까발리고, 구설수 돌리는 것을 하나의 쾌락(快樂)이나 즐거움으로 아는 일부 몰상식한 이들이 존재한다. 돈이 즐거움을 가져다 주겠다. 자신의 죽음이라는 근본적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의 죽음을 끌어다 영상에 올리는 행위는 내가 보기엔 많이, 아주 많이 아니다. 개인정보, 개인정보 외치는 행안부에서는 뭐하나 모르겠다.

 

어쨌거나, 과거는 지나간 일이니 돌릴 수 없고,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니, 하는 수 없겠지만, 결국 괜찮은 사람 한명이 죄없이 억울하게 묘지로 갔다. 대한민국 영화계 종사하는 많은 이들이 그의 죽음을 잊지 않고 있으리라. 어쩌면 영화에서 나오는 일만명을 죽인 일본 전사가 아닌 정반대로 다수에 의해 공격당한 한국인 한명이 묘지로 갔다는 건, 상당히 극적이다. 딱히 결론은 없다. 왠지 비슷한 시기에 대비되는 그림 두 장이 내 눈에 비쳤을 뿐이다. 두 그림을 본 사람 수는 거의 일치하지 않을까?

 

출처 ✑ https://cms.mess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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